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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컴퓨터조각기가 저지른 일

  1990년 중반에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 자동 인장조각기가 출현하였다.

  여러가지 인장 서체를 컴퓨터에 입력해 두고―인장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서체를 불러다가―글자의 위치, 크기, 굵기 등을 조절한 다음 조각 명령을 내리면 연결된 조각기가 자동으로 조각하는 기기이다

  컴퓨터 조각기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고온의 레이져 광선으로 태워서 조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바늘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조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레이져는 글자 경계선에 불에 탄 흔적을 남기고, 바늘 조각은 바늘의 굵

기가 있어 세밀한 부분에 필연적으로 잠식 현상을 초래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조각기에만 의지한다면 정밀한 결과물을 얻을수 없다

  특히 레이져는 나의 이름 석자가 불에 타는 것과 같기 때문에 조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빨리 조각할수 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이 컴퓨터 조각기의 등장으로----

  일반인들이 생각지 못하는 많은 부정적인 문제들이 야기되었는데 진지하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다

1. 너무나 무책임한 컴퓨터 인장서체

  컴퓨터 인장서체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필자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전체적으로 완전한 서체는 한가지도 볼수 없었다

  원래 인장이란, 한 자 한 자는 아무리 아름다운 글자라도 3자나 4자를 활자 맞추듯이 맞추기만 해서는―회화적인 성격이 강한 인장의 공간이 요구하는 예술성을 충족시킬수 없다는 것을 누차 피력했다

  하물며 한 자 한 자 조차 온전치 못한 글자를 그대로 조합만 해 놓으면 어떠 하겠는가? 컴퓨터서체를 단순히 실용인장서체 수준에서만 본다면 그런대로 무난한 글자도 있는가 하면 어떤 글자는 차마 민망해서 눈뜨고 볼수없는 글자도 있다.

  한문도 그렇지만 한글은 더하다. 아래에 컴퓨터서체와 수공서체를 한문과 한글로 나누어 예시하니 일단 한 자 한 자씩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름 : 具月希印―구월희인〉

컴퓨터인전체 실용인전체   컴퓨터인본체 실용인본체
 

  위 견본의 컴퓨터서체는 한문은 그래도 일부 불완전한 대로 수용할만 하지만, 한글의 경우는 너무나 수준 미달이어서―이러한 컴퓨터 인장이 만연될 경우 가뜩이나 인장의 예술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용자들의 심미안이 덩달아 추락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할 지경이다. 모든 인장인들의 분발과 계몽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2. 서체를 모르는 인장 영업자들

  컴퓨터 조각기를 양식있는 인장전문가가 사용하면 그나마 어색한 글자가 있을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로그램 내에서 가필―즉 지울것은 지우고 칠할 것은 칠해서, 완전치는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균형미 만이라도 갖추려고 노력하겠지만―불행히도 현실은 어떠한가?

  컴퓨터 자동 인장조각기가 등장하자마자 인장에 대해 젼혀 모르는 문외한들과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컴퓨터 조각기를 들여놓고 인장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 중에는 인장서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심지어 사포질―즉 인면을 사포에 갈아 반듯하게 조정하는 작업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 조각기라고 해서 아무나 조작해도 똑같은 것이 아니고 일단 일정한 형태 안에 글자를 부른 후에는 적당한 위치, 적당한 크기, 적당한 굵기로 조절을 해야 하는데―인장의 문외한은 이런 작업조차도 제대로 할수 없다. 안목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 나라 인장예술의 수준은 진정한 인장 예술인이 아닌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수 있는 위험에 직면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 컴퓨터는 정확해도 침은 한계가 있다

  컴퓨터 자동 인장조각기라고 하면 대단히 정밀한 조각물이 나올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컴퓨터의 인식능력 자체는 정확하지만 정작 조각을 하는것은 연결된 조각기의 모터와 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이 침이 재현할수 있는 정밀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좀더 자세히 밝혀 보자

  옆의 그림1 에서 보는 것처럼 예를 들어 1㎜ 깊이로 조각을 한다면 조각침의 두께는 0.5㎜정도가 나온다. 그런데 인장 조각을 하다보면 획과 획 사이의 공간이 0.2∼0.3㎜밖에 안되는 곳도 허다하다

  만일 이러한 곳을 그대로 1㎜ 깊이로 조각한다면 양쪽 획 사이의 공간이 0.5㎜ 이상으로 넓어져 작품을 버리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각 명령을 할때 최대깊이와 최소깊이를 따로 설정하는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좁은 곳을 조각할 때는 깊이를 얕게 조각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획과 획 사이가 좁은 곳을 조각할 때는 조각기가 자동으로 침을 들어올려 획 사이를 조절하게 된다는 이론이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림2 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세로직선 a가 있고, 그옆에 인접한 다른 획끝 bc가 있을때―조각기가 깊이를 조절하며 조각을 해도 결과물을 보면 세로직선 a가 완전한 직선이 되지 못하고 획끝과 인접한 부분은 약간씩 손상을 입은 것을 확인할수 있다

  또 한가지 그림3 과 같이 좁고 날카롭게 미무리 되는 부분은 아무리 최소조각 깊이를 낮추어 설정해도, 그림4 처럼 틈 끝이 훼손되어 제 모양이 안 나오게 된다

  따라서 이런 부분은 애초에 서체 조형과정에서 날카로운 부분을 메꾸어 그림5 처럼 조각되게 한 후 반드시 손조각으로 조각 깊이를 보완하고 끝손질로 모양을 다듬어야 완전한 작품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이와같이 최선을 다하겠는가? 진정한 인장 예술인이 아니고 단순히 영리를 위해서 인장업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이런 장인정신을 발휘할수 있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이러한 세부적인 기예문제를 알기나 할지 의문스럽다

  아무튼 이와같이 컴퓨터 인장조각기는 입력된 서체의 수준 미달, 여러 글자를 합성한 후의 조형 부재, 조각기 자체의 재현능력의 한계성, 게다가 영업자들의 불성실까지 가세하여―수천년에 걸쳐 형성되어 온 인장예술의 품위와 수준을 추락시키는 제1원인으로 잠재하게 되었다

4. 법보다 양심―인장예술은 문화 유산이다

  컴퓨터 조각기의 부정적인 측면이 인장예술에 가하는 손상을 생각하면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그들도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하는 일이니 어찌 영업행위를 하지 말라고 할수야 있겠는가? 예술보다 삶이 중요하다는 천리를 거역할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기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양심이다. 흔히 법이 인간생활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법보다 양심이 월등히 더 큰 역할을 한다

  만일 모든 사람에게 도둑질을 하면 안된다는 양심이 없다면 아무리 법이 있어도 도둑질과 약탈이 횡행하여 가게문을 열어놓고 정상적인 영업행위조차 할수없을 것이다. 법은 양심을 저버린 일부 사람들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아무튼 이와같이 안정된 인간의 삶을 보장해 주는것이 기본적으로 양심일진대―유구한 역사를 거쳐 형성되어 온 인장의 문화, 인장의 예술 수준이 컴퓨터 조각기를 놓고 영업하는 일부 인장의 문외한들이나 영리만 생각하는 영업자들에 의해 훼손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며 국가적 정신문화의 손실이 아닐수 없다.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이것이 과연 몇몇 사람의 부차적인 영리 때문에 훼손되어도 좋은 일인가?

  그런 분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영업행위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갈길은 하나 뿐이다. 귀하들도 국가적 정신문화 유산인 인장예술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서체 공부를 충실히 하고 예술 감각을 도야하며―인장인으로서의 책임한계를 준수하여 이 땅의 인장예술 보전에 보탬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5. 단하나 긍정적인 측면

  컴퓨터 인장조각기의 등장이 위와같은 심각한 부정적인 문제를 야기시켰지만 그것을 조각기 자체의 죄로 돌릴 수만은 없다고 본다. 아마도 죄는 조각기를 사용하는 사람의 잘못된 마음과 태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조각기의 출현은 사실 필연적인 과학 발전의 한 과정이며, 누가 이 편리한 기기의 사용을 막을수 있겠는가? 역사 이래로 발전의 거센 물결을 막는 힘은 없었고 또 막아서도 안될 일이다

  여기서 필자는, 위에 거론한 비정상적인 인장영업자들을 제외한 진정한 인장가들에게 한가지 조심스러운 제안을 하는 바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손조각만을 고수해야 할 것인가? 만일 어떤 인장가께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끝까지 사람의 힘만으로 조각하겠다고 한다면 그분에게 경의를 표한다. 순수한 전통예술의 보전 또한 지극히 가치있는 문화 유산이기 때문에!

  다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가 이미 인간생활에서 뗄수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고, 앞으로는 더욱 더 인간의 분신처럼 될것이 분명한 이때―그리고 이미 여러 분야에서 컴퓨터 예술이라는 독립된 장르가 형성되는 것을 보면서―인장예술도 컴퓨터 조각기와 손조각의 접목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컴퓨터 조각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인장예술의 수준을 진흙탕에 떨어뜨리는 것처럼 위험한 일로서 결코 안될 일이며, 더구나 인장 예술인으로서는 상상도 할수없는 일이다.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는 컴퓨터와 손조각의 접목과정은 다음과 같다.

  포자는 당연히 직접 손으로 백지에 그려야 한다. 이 손으로 그리는 포자과정에서 이미 대체적인 서체의 품격과 일차조각의 골격이 결정된다 -- 다음 이 손으로 그린 원고를 스캐너에 넣고 스캔하여 인장 프로그램에서 불러낸다 -- 조각 명령을 할때 최종 완성된 형태보다 약간 굵게 조각되도록 안배한다 -- 컴퓨터 조각기가 일차 조각한 인장을 이제는 손조각으로, 얕게 조각된 부분은 더욱 깊게 보완하고 끝손질을 하면서 애초 의도한 형태로 다듬어서 완성한다

  이와같이 한다면 조각 시간을 일부 절약하면서도, 최상의 미를 표현한 도장을 만드는데 조금도 하자가 없으니 좋지 않을까? 그래서 앞으로는 수조각이란 말 보다는 수공서체라는 말이 보편화 돼야 하지 않을까

  사실 조각 자체만 생각한다면 오래전부터 수동조각기가 보편화 되어 있었으니, 손조각이라는 말의 의미는 이미 변화의 도마 위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 문제는 필연적으로 우리 인장가들이 한번쯤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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